한국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서며..(프리메드 Pre-med 입학)

2022. 4. 3. 17:56유학이야기: 미국 대학과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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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비자 받고 출국하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까?

아마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가지 않는 쪽을 선택할 것 같다.

물론 이런 선택도 갔다 와봤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선택이다.

한의대 갈려고 준비했던
풋풋한 고3 시절,
치열하게 반친구들과 새벽 6시부터 일어나
밤 11시에 야자를 하고
집에 가기까지,

수많은 매일을 보내며
함께
땀을 흘렸고,
밥을 먹었고,
책을 넘겼다.

그 땐 막연한 동경에 대한 이야기였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미국,
꼭 가서 살고 싶은 파리,
이 나라 저 나라 출장다니는 직업 갖고 싶던 꿈,
외국인들과 친구처럼 프리하게 살아가고픈 마인드.

그런 환상 속에 살고 싶은 마음에
재수와 유학 중
과감히 유학을 택했다.

주변 친구들은 애초부터 부잣집 친구들이었던지
어릴 때부터 수능 공부도 안한거 같았고

그냥 대학갈 때가 되어
잠시 영어공부, 입학 공부 하러 모인 듯한 느낌이었다.

그 잠깐의 커뮤니티에서 오는 자괴감도 만만치 않았다.

사람들이 공부를 설렁설렁하는 모습에
내가 지금 더 게으르고 뒤쳐지는 삶을 택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나고 나서 보면 물론 편견이었지만
사람들이 잘 걷지 않는 길을 혼자 걷자니
흔들리는 순간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어릴 때
중학교 친구 중에 자기 누나가
무작정 프랑스로 가서 알바하고 지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런 사람도 있는데 하며
'난 왜 이런 걸로 쉽게 무너질까' 하는 마음도 생겼고
그래서 그런 마음을
다시 잡았던 적도 많았다.

사실 그 누나는 그 누나만의 사정과 여건이 있었을테고
난 내가 놓인 환경을 기준으로 봐야했는데

그 때는 그저 내 자신을 질책하기 바빴다.


아무튼 그렇게 간 유학 길에선
수많은 사람들과 사건을 마주쳤다.

이 이야긴 조금 생략하고

처음 들어갔던 과는
Pre-med 였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미국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의예과란 개념이 존재한다.

Medical school(본 의대)를 가고 싶은 사람들이
들어야하는 필수 이수 과목만을 모아둔 과라고
할 수 있다.

글쎄, 지금도 같은 생각이지만
그 때 그런 과로 지원해서 가본 거 자체는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물론 그렇게 해서
Medical school 입학 준비도 했었지만

그건 마치 로또가 당첨되길 바라는 마음이라
진로 자체가 위태위태했다.

그래서 사실은 어느 정도껏만 준비하고
그 외에 다른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고
대학 밖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교류를 하는 데에
초점을 많이 맞추었다.

한국에서도 사람들과 스타트업 준비도 해보고
친구들과 주기적으로 만나
다가올 미래에 유행할 거리는 뭐가 있을까
고민했던 적도 있었다.

보통 전문가가 되기 위한 길을 선택한 사람은
그 길은 평생 안고 가기 마련인데

인생이 한 번 이란 생각만 하면
한 곳만 바라보며 사는 게
항상 지루했다.

그래서 대학을 다닐 때에도 끊임없이
하루하루를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오늘 봉사활동을 몇 시간 더 할까.
다른 주, 다른 과로 편입을 알아볼까.
한국인 친구를 만날까, 외국인 친구를 만날까.

그건 스펙을 쌓는다는 것보다
인생의 방향을 어디로 둘까에 대한
수에 대한 고민이었다.

Pre-med 1학년.

유학생으로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을 알아보고
성적은 얼마 정도 받아야하는지
주변에 도움을 받을 교수님이나 의사, 매니저 분이 있는지,
의대에 가기 위해 공부나 진로 외적으로
쌓아야 하는 건 무엇인지를 찾아보며
신입생 역할을 했다.

Freshman이란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누가봐도 fresh해보이고
내가 봐도 fresh한 학년이었다.

학년이 올라가도 역시
가장 파릇파릇하고 빛나는 게
1학년 친구 분들이었다.

우리 학교에 Pre-med학생이
6명 정도 됐는데
1명이 선배, 나머지가 같은 학년이었다.

그 중에는 입학 전 같은 커뮤니티에서 온 누나도 있고
대학에 와서 알게된 동갑내기 친구도 있었다.

어릴 때부터 미국 생활만 하며
영주권이 아직까지 안나왔던 친구도 있고

반대로 어릴 때 영리한 방법으로 부모님이 영주권을 받아준
교포 느낌의 친구도 있었다.

이 친구는 한국말이 꽤 서툴었는데
그런 점이 또 그 친구만의 매력이었다.

지금은 U.S Army에서 재미있게 복무 중이다..ㅎㅎ

이렇게 같은 목표를 보며
걷고 있는 친구들이
서로 이끌어주고
도움이 되려면

사실 기본적으로 미국인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게 맞았다.

그런 기본적인 자질이라 함은
낮에 같이 밥먹자고 연락해서
나오고
만나면 어떤 사람이랑 있든
편하게 영어를 하며 이야기를 즐겁게 나눌 수 있는

어떻게 보면 굳이 의식도 하지 않는
소통 능력말이다.


서로가 같은 소속이나 연대 혹은 동질감을 느낄 때
같은 편 혹은 같은 존재로 느끼기에
그런 소양은 사실 필수였다.

그런 준비가 없이 무작정 온 것도 실수였고
같은 곳, 같은 시간을 공유해도
서로 다른 위치와 다른 시간대를 살고 있는 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애써 외면하려 했지만
잘 안됐던 게 그런 부분이었고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유학을 시작하지는 않았을꺼란 이유 또한 여기에 있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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